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인제 천리길 13구간 조침령길 본문
인제에는 천리길이 있다. 그게 인제 천리길이다. 34개 구간의 460km의 길이다. 오늘은 13코스 조침령길을 걷는다. 인제권 15명과 수도권 30명으로 총 45명이 길을 걷는다. 인제에서 출발하여 기린면 소재지인 현리에서 버스에 올랐다. 인제군의 지원을 받아하는 사업이라 버스 지원이 있다.
2대의 버스에 나누어 타고 들머리인 조침령 터널앞 삼거리에 도착했다. 아침가리, 연가리가 있는 이곳의 계곡은 오염되지 않고 계곡미가 절경이고 풍경이 뛰어 난다. 아직도 깨끗한 청정계곡이다. 코로나 시대라 조별로 움직인다.
인제 3조 명찰을 목에 걸고 아내와 같이 출발이다. 조별로 거리두기를 하고 걷는다. 그게 코로나 방역수칙을 지키며 걷는다. 백두대간 능선인 조침령까지는 완만한 경사길로 걷기 좋은 길이다. 진드기가 서식하는 곳이라 인제 천리길팀이 먼저 전지작업과 리본 작업을 했단다. 길을 관리해 주는 분이 있어 편히 길을 걷는다. 감사하게 생각하며 길을 걸었다.
조침령은 높고 험하여 바람이 많이 불어 나르는 새가 하룻밤을 자고 고개를 넘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그래서일까 오늘도 바람이 마구마구 분다. 긴팔을 입고 올랐다가 바람이 너무 불어 살짝 춥다는 느낌이 있어 방풍의를 입고 걸었다. 전망대에서 남으로는 오대산의 한 봉우리인 북대산이 보이고 앞으로는 남설악의 진산 점봉산이 버티고 있다.
멀지 않은 곳에 천상화원 곰배령이 있다. 길가에는 함박꽃이 하얀 얼굴로 반갑게 맞아 준다. 이곳에서 검은꽃을 만났다. 꽃 중에도 검은 꽃을 흔하지 않다. 그것도 야생에서 말이다.
요강나물 꽃으로 검은 꽃봉오리가 요강처럼 생겨서 요강나물이란 이름이 붙여졌단다. 꽃봉오리가 특별하다. 융단 같은 털이 빽빽이 덮여 있다. 요강나물은 곳게 서서 자라 서있는 종덩굴이라고 선릉덩굴이라고도 부른다. 희귀하고 귀해 멸종식물로 분류되어 특별히 보호하는 식물이다.
길가에는 참취, 곰취와 참당귀도 자주 만나게 된다. 점봉산 주변은 야생화의 보고라 할만 하다. 능선 안부에서 조별로 4인이 되지 않게 점심식사를 했다. 취사는 금지되어 각자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다. 주변은 녹색의 향연이다. 저마다 푸르름을 뽐내는데 그 색이 각기 다르다. 진녹색, 연녹색, 초록의 색은 단어로 표현이 불가능하다.
단목령으로 가는 길에서 진동호로 가는 길의 금줄을 넘었다. 한수원에 특별히 허가를 받았다. 진동호는 양양수력발전소의 상부댐으로 밤에는 하부댐에서 물을 펌프로 퍼올려 상부댐의 물을 채우고 전력 사용량이 많은 낮시간에 물을 하부댐으로 흘려보내 낙차를 이용하여 수차를 돌리게 되며 수차에 연결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일종의 받데리역할을 하는 게 양수발전소다. 이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는 그때 사용하지 않으면 없어지는 전기의 특성이다. 이를 저장할 수 있는 장치를 발명한다면 노벨상은 따논 당상이 될게다.
파란 하늘 아래 천천히 돌아가는 풍력전기가 진동호와 점봉산 자락이 한 폭의 그림이다. 진동 분교장까지는 아스팔트 길로 이어진다. 겨울에 눈이 너무 내려 설피를 신지 않고는 걸을 수 없다 하여 이곳을 설피밭으로 부르고 있다. 그만큼 오지였다. 아직도 장난감 같은 작은 학교인 진동 분교장은 동심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녹색이 가장 아름다운 6월 초 점봉산 자락을 걷는 것만으로도 절러 힐링이 되는 길이다. 도심의 회색 빌딩 숲 속에서 한 번쯤은 자연에서 즐겨도 좋겠다. 그 시간은 잠시 나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게다. 함께 걸어 좋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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