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경기둘레길 31, 32, 33코스 양동역에서 여주역 본문
제마를 끝내고 하루 쉬고 회복 주 삼아 경기둘레길을 간다. 산길이라 빨리 달리는 길이 아니라 쉬엄 주라 달릴만하다. 들머리는 양평 양동역이다. 청량리역에서 6시 50분 무궁화호를 타면 7시 46분에 양동역에 내려 준다. 아침 공기가 차갑고 물안개가 자욱하다. 기차가 도착하면 농촌버스가 출발을 하지만 달려서 가는 나에겐 의미 없는 버스다.
석곡천을 따라 데크길을 따라가는 길에 물오리 떼가 자맥질을 하며 먹이 사냥을 하고 있다. 2km 정도를 달리니 더워서 바람막이도 벗고 모자도 벗고 시원스레 달린다. Ktx열차가 시원스레 철길을 미끄러지듯 달린다. 철길 아래를 지나 곰지기 고개로 오르는 작은 개울을 따라 오른다. 경기 옛길로 당산으로 오는 등산로도 보인다.
양평에서 원주로 가는 길목인 솔치마을을 지나면 골짜기가 넓어지고 그곳은 귀촌한 전원주택이 여러 채 살고 있다. 양평의 골짜기마다 전원주택을 만날 수 있는 건 서울과 근거리란 여건이 매력적이다. 시멘트길이 끝나면 돌길을 걷는다. 이제야 숲길을 제대로 만났다. 그사이에 산은 잎을 떨구고 겨울채비를 끝냈다. 당산 등산로 입구 고개가 양평과 여주의 경계인 곰지기 고개다.
힘들게 달려 올라왔으니 내리막길은 낙엽송 잎이 떨어져 양탄자 같다. 바로 아래 샘이 있어 시원한 약수를 한잔 마시고 달렸다. 도전마을로 이곳도 전원주택이 많다. 골짜기마다 그림같이 예쁜 집들과 텃밭 혹은 잔디밭으로 꾸며졌다. 제법 큰 건물이 보이 길레 다가가니 파티마의 성모 프란체스코 수녀회 여주 피정의 집이 있고 북내초교 도전분교는 폐교된 지 오래다. 시골에는 아이들 만나기 힘들다.
차도를 따라 내려가면 원심천변에 31코스 종점에 스탬프 함이 있다. 근 거리에 장수폭포가 있어 종점을 장수폭포라 한다.
강천면행정복지센터로 가는 32코스는 문막 가는 길을 버리고 백화사로 가는 오르막 길을 올라간다. 된비알에 인내심이 필요하다. 보금산과 금마산을 이어주는 금마교가 길 위로 지나간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마감산으로 향한다. 조선 효종 때 이곳 장수가 여주 영월루에서 기르던 말이 이곳까지 왔다 하여 馬甘山(마감산)이라 불렀단다. 지명의 유래는 극히 단순하다.
정상 주변은 정자가 설치되어 있고 바위 산이라 험한 길이라 철다리를 만들어 놓았다. 삐죽이 솟은 바위는 멀리서 보면 마치 마귀할멈 같이 생겼다 하여 마귀할멈 바위라 부른다. 바위지대만 지나면 소나무 숲 길이라 솔향을 맡으며 걷는 길이다. 마른 솔잎을 갈비라 부르는데 예전에는 불 소시게로 썼다. 그 산길을 달리는 맛도 좋다. 눈에 띄는 태극문양의 바위를 지나니 아니나 다를까 앞에다 태극 바위란 이름표를 달고 있다. 우연의 일치치곤 그 문양이 태극 형상을 제대로 하고 있다. 이름도 생소한 뚜깔봉을 지나면 삿갓봉 여주온천이 자리하고 있다. 넓은 주차장엔 평일임에도 온천을 즐기러 온 차들이 많다.
여기서 강천면행정복지센터까지는 찻길을 같이 달려야 한다. 산아래는 늦은 단풍이 새빨간 빛을 띠며 만추의 계절을 알린다. 들녘에는 벌써 추수를 끝낸 지 오래다. 32코스를 끝내고 나니 점심때가 되었다. 추어탕으로 에너지를 보충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33코스는 신륵사 가는 길이다. 가야리로 가는 길은 여우고개를 넘는다. 금방 식사를 하였더니 힘든다. 천천히 거북이 같이 달렸다. 내림길은 가야 1리 마을을 지난 넓은 들판을 가로질러 남한강으로 나간다. 여주 땅을 지나는 남한강을 이곳 사람들은 여강이라고 부른다. 남한강 자전거 길과 만난다. 여강은 북쪽으로 흘러 강천보를 지나 두물머리로 향한다. 자전거 길을 버리고 둘레길은 대순진리회 앞을 지난다. 어마어마한 건물의 규모와 그 부지에 다시 한번 놀란다. 차도를 두고 양쪽 모두 관리한다.
길은 이호리 간매천을 지나 목아박물관으로 향한다. 목아(木芽)는 죽은 나무에 싹을 띄어 새 생명을 불어 넣는 다는 의미로 목각 장인인 박찬수 선생의 개인 박물관이다. 여강 옆으로는 전원주택이 여러 채있고 강가에는 강태공들이 차박을 하면서 낚시를 하고 있다. 금당천을 지나 봉미산 숲길로 달린다. 이 산자락에는 한국 사찰 중에는 강을 바로 옆에 둔 사찰로는 드문 신륵사가 자리하고 있다.
신륵사 앞이 33코스 종점이다. 가을걷이를 끝낸 어르신들이 관광버스를 대절해서 가을 나들이를 오셨고 중년의 여성들은 친구와 함께 찾아왔다. 노란 은행나무 아래에서 마음은 소녀 시절로 돌아가 잘 물든 단풍잎을 날리며 사진을 남긴다. 가는 세월에 아쉬운가 보다. 가을이도 이제 안녕 인사를 건넨다.
여주역은 꽤나 먼 곳에 있다. 여주대교와 영월루를 지나고 여강길을 따라 시외터미널도 지나서 여주역으로 달렸다. 여주는 많이 발전해 나가는 젊은 청년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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