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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삼악산 용화봉 봄 산행 본문
전 직장 OB산악회원들과 의암댐을 내려 다 볼 수 있는 삼악산으로 봄산행을 간다. 퇴직을 한 후에도 이런 모임이 있어 서로 간 안부를 나눌 수 있는 친목 단체로 정을 쌓아 가고 있다. 만나면 좋은 친구가 아니라 좋은 친구들이 만난다.
완연한 봄날씨라 나들이하기 좋은 날이다. 누구나 똑 같이 주어 지는 하루의 시간 초최고의 하루를 만드는 건 각자의 몫이다. 청평 휴게소에 잠시 쉬고 의암댐 앞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이 길은 가을의 전설 '춘마'의 초반 길이라 낯이 익었다. 다시 잎이 피고 단풍이 물들면 그때 의암호반을 다시 달리게 될 게다.
들머리에 그리 멀지 않은 전망 좋은 곳에 삼악산장이 있다. 잘 이용되고 있지 않은지 문이 굳게 잠겨져 있다. 상원사란 작은 암자를 지나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숨이 깔딱깔딱한다 해서 붙여진 깔딱 고개를 지나면 삼악의 岳이 이름이 붙여진 이유를 알게 된다. 바윗길에 쇠말뚝과 로프를 잡고 올라야 하는 길이다.
내려다보는 의암호는 한 폭의 그림이다. 전망이 좋은 눈이 즐거운 능선을 올라 서면 데크가 나온다. 먼저 올라온 산객들이 판을 펴고 간식을 먹고 쉬어 가는 곳이다. 여기서 칼날 같은 능선길을 오르면 654m 용화봉이다. 그럼 삼악산은? 작은 글씨로 산악산 이란 한자도 있다.
정상 안부 아늑한 곳에 돗자리를 깔고 준비해 온 간식으로 출출한 배를 채우고 그간 담소를 나눈다. 살아가는 게 거기서 거기다. 그냥 오늘도 잘 살면 잘 살고 있는 것이다. 내리막길은 흥국사로 이어진다. 바윗길이 사라지고 흙길이 좋다. 양지쪽에는 노란 생강나무꽃이 곱게 피고 연분홍 진달래도 폈다.
흥국사 대웅전 앞에 약수가 흘러나오는 게 마음을 맑게 해 준다. 남향으로 양지쪽에 자리 잡은 흥국사 암자다. 작은 식당을 지나는데 "백두대간을 뛰어서 돌파한 시대의 기인" 노인봉 털보 이야기다. 청년 교사 시절부터 산이 좋아 교직을 그만두고 오대산 노인봉 산장직이로 사람을 구하고 산을 지키다가 50이 넘어 산에서 쫓겨나 떠돌다가 2008년 북한사에서 구조활동중에 추락하여 다리를 잃고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이곳 삼악산 산막을 짓고 막걸리와 차를 팔면서 노년을 지내고 있다. 한 인간의 삶은 길게 쓰면 장편소설이 같다.
등선폭포로 가는 길은 깊은 비경 속을 들어가듯 선녀탕과 비선폭포, 등선폭포를 지나면 식당이 즐비한 식당가에서 민물매운탕과 송어회로 막걸리 몇 잔을 나누고 상경길에 김유정역을 들려 봄봄의 소재가 된 문학관을 둘러보고 3월 산행을 맺었다.
봄날은 어디를 가도 봄 향기가 가득해 떠나보면 좋은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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