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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천왕봉 일출 그리고 대원사 계곡 하산길 본문

국내 산행/경상도

지리산 천왕봉 일출 그리고 대원사 계곡 하산길

산달림 2023. 8. 28. 14:37

지리산  천왕봉 일출

지리산 일출을 만나려면 서둘러야 한다. 일출 예정시간이 05시 50분이라고 국공에서 미리 안내해 줬다. 천왕봉까지는 1.7km로 1시간 정도 걸린다. 장터목 대피소에 잠을 잔 대부분의 산객들은 천왕봉 일출을 기대하고 있다. 지리산 10경 중 첫 번째로 꼽는 게 천왕봉 일출이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일출이다. 특히 여름철 일출은 좀체 만나기 힘든 해돋이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안고 제석봉을 오를 때 된비알에 숨이 찬다. 제석봉의 고사목은 자유당 시절 이곳 유지가 나무를 불법으로 도벌을 하였고 그게 발각이 되어 문제가 되자 그 흔적을 없애려고 불을 질렀다. 나무의 무덤이 된 곳이 제석봉 고사목의 흔적이다.

천왕봉을 오를 때는 하늘로 통하는 통천문을 지난다. 마지막 바위 절벽은 이제 계단을 통해 오르면 남한의 최고봉 천왕봉(1,915m)이다. 먼저 도착한 분들이 바위에 바람을 피하여 해돋이를 기다리고 있다. 한여름 폭염 속에도 천왕봉은 긴팔에 바람막이를 걸쳐야 추위를 면할 수 있다. 사진작가는 겨울 패딩을 입고 있다.

하늘이 황금색으로 변하더니 점점 붉은빛이 더해진다. 계곡 사이로 안개구름이 빠르게 지나간다. 멀리 운해가 가득 차 선경을 이룬다. 그리고 지평선 끝에서 붉은빛이 오르더니 불덩이 같이 빨간 해가 솟아 오른다. 점점 커지더니 둥근 모양으로 변해 간다. 해가 솟아 오르는 속도가 빠르다. 연신 환호를 지르며 사진에 담기 바쁘다. 모두의 얼굴에는 환희가 가득하다. 그렇게 일출 의식은 짧고 간결하게 끝났다.

대부분 산객들은 로터리 대피소를 지나 중산리로 하산길을 잡는다. 가장 짧은 길로 교통편도 좋다. 오랜만에 중봉을 지나 써리봉을 거쳐 치밭목대피소로 내려가는 길을 잡았다. 지리산 등산로 중에 가장 험한 코스이기도 하다. 중봉 가는 길은 급경사 길로 조심해야 한다. 중봉(1,874m)에서 바라보는 천왕봉은 또 다른 얼굴로 다가온다.

산 정상부는 바위로 이루어지고 그 아래로는 고사목이 있어 높은 산임을 알려 준다. 써리봉 가는 길에는 중봉 안전쉼터가 새로 설치되었다. 워낙 된비알이라 쉬었다 가라는 곳이다. 써리를 담았다고 하여 써리봉이란 이름을 가진 써리봉에서 바라보는 천왕봉과 중봉의 전경이 일품이다. 지리의 가장 깊은 곳 중 하나다.

능선길을 따라 내려 서면 치밭목 대피소다. 국공 시절 이전에 진주에 살고 있던 민 씨란 분이다. 치밭목 산장을 수리하여 산장으로 운영을 하다가 국공의로 넘어가 새로 지은 대피소다. 그 후 대원사에서 천왕봉을 오르는 등산로도 보수하여 예전에 비해 길이 많아 좋아졌지만 워낙 긴 코스라 많이 찾지는 않는 호젓한 등산로다.

한바탕 힘을 썼더니 헛헛해 산에서 먹는 라면 맛이 엄지 척이라 샘터에 가서 물을 떠서 끓여 먹고 길을 나섰다. 매년 여름철에 열리는 화대종주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 남은 구간이다. 지친 몸에 돌길은 자칫 부상을 입기 쉽고 남은 거리가 만만찮아 마라톤으로 말하면 35km 이후를 달리는 구간인 셈이다.

무제치기 폭포를 지나면 새재삼거리다. 이곳에 윗새재 가는 길과 유평리로 가는 길의 갈림길이다. 치밭목 대피소를 지나니 선경에서 속새로 내려가는 기분이다. 속새의 새계는 다시 서서히 더워온다. 계곡물에 양발을 벗고 탁족을 하고 세수도 했다. 냉기가 올라 와 시원하다. 신선이 따로 없고 여기가 신선이 사는 곳이다. 잠시 더위를 식히고 길을 재촉한다.

조릿대 숲을 헤치고 땀이 나는 손수건을 몇 번 더 짜고 내려오니 유평리다. 대원사 계곡물이 시원스레 흐른다. 여기서 아스팔트길을 따라 3.5km는 족히 걸어가야 한다. 예전에 만난 대원사는 작은 비구니 암자였는데 불사를 하여 제법 큰 절로 꾸며졌다. 예전 대웅전 앞에 파초가 인상 깊은 암자였는데 산골에 너무 큰 절은 화장한 촌 새색시 같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

차도 옆으로 계곡 생태 탐방로를 새로 조성하여 유평 버스 정류소까지 계곡을 따라 걷는 길이다. 수량이 풍부하고 주변 경관이 좋아 시원한 숲길을 걸을 수 있어 좋다. 원지로 나가는 버스가 오후 2시 20분에 있다 하여 산채비빔밥과 맥주 한 병으로 갈증과 배고픔을 해결하고 버스에 올랐다. 2박 3일의 지리산 종주는 한여름 폭염을 피해 산속에서 보낸 최고의 피서였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만날 수있다는천왕봉 일출

 

지리산 운해

 

 

지리산 청왕봉 1,915m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일출울 맞는 산객들
운해 위로 솟는 일출
지리산은 한발짝 먼저 가을이 온다.
지리산의 동자꽃
중봉 1,874m
반야봉 산허리를 감사고 있는 운해
중봉에서 바라본 천왕봉의 다른 얼굴
지리산 운행
중봉 아래 안전 쉼터
써리봉
국화향 냄새가 나는 구절초
가을은 버섯의 계절

 

치밭목 대피소

 

치밭목 대피소 샘터

 

대원사 가는 길

 

 

유평 치밭목 대피소 들머리 안내표지

 

 

대원골 계곡

 

 

비구니 사찰 대원사의 스님 여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