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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폭염에 걸은 한북정맥 논남에서 노채고개 본문

국내 산행/경기도

폭염에 걸은 한북정맥 논남에서 노채고개

산달림 2024. 8. 18. 21:14

폭염에 한북정맥 정기산행 날이다. 여름철엔 달리기도 힘들지만 여름산행도 힘든다. 그래서인지 40인승 버스에 25명만 탔다. 여름산행은 체력적인 부담이 큰 산행이다. 시청을 7시에 출발하여 산행 들머리인 가평 논남으로 가는 길에 있는 익근리계곡의 물가에는 빼곡이 탠트가 쳐져 있고 이른 아침부터 물놀이 삼매경이다. 더우니 계곡이 최고의 피서지다. 올해 계곡 펜션은 호황을 누리는 해가 되겠다.

들머리는 강씨봉 자연휴양림 주차장으로 출발 때 10시 기온이 산중이임에도 29도다. 이곳 휴양림은 최근에 지은 휴양림이라 시설이 깨끗하고 산속이라 하루 쉬어 가기 좋은 곳이다. 논남 유원지 계곡에서 상류로 올라가는 소리산책길이 잘 조성되어 산책을 갈수 있는 길이다. 더운 여름이라 이곳 계곡도 아침부터 물놀이 중이다. 도성고개로 올라가는 길을 임도길이라 폭도 넓고 경사가 완만해 걸가 좋은 길이다. 폭염속 산행지만 각오하고 온길이라 다들 부지런히 걷는다. 자작나무가 빼곡이 심어진 숲을 지나면 곧 도성고개로 630m다.

 

 

능선은 산불 예방 방화림으로 불이 나면 크게 번지는 것을 방지하려고 넓게 벌목을 하여 걷는 길이 좋다. 강씨봉으로 가는 길은 200m 표고를 높여야 하니 된비알이라 아침부터 땀을 흘려야 했다. 여름산행은 땀을 흘릴 것을 대비하여 물을 평소보다 많은 2L씩을 준비해도 모자란다. 물의 무게가 있어 많이 가져 가기도 어렵지만 넉넉히 챙겨도 부족한 게 물이다. 강씨봉은 논남에 강씨 성을 가진이를 많이 모여 살면서 강씨봉이 되었다. 정상은 햇살이 가득하고 그늘이 없어 쉴곳이 없다. 정상을 지나서 두 평정도 되는 그늘에서 이른 점심식사 겸 간식을 먹었다.

오뚜기고개로 가는 길은 내리막이라 걷기 좋은 구간이다. 주홍색 원추리꽃이 군데군데 피어 가을로 가고 있는 산을 만난다. 원추리꽃은 7 ~8월에 꽃이 피며 꽃말은 기다리는 마음이으로 여인의 마음을 닮았다. 가평과 포천의 경계인 한북정맥은 왼편 가평쪽 산은 잣나무가 많아 푸르름이 더하다. 울울창창한 잣나무 숲이 싱그러움이 더하다. 한나무봉을 지나면 오뚜기고개다. 이 길은 군사도로 길을 닦은 길로 오뚜기부대가 길을 닦았다고 오뚝뚜기고개가 되었고 개통 개념으로 만든 탑에 큼직하게 오뚜기고개란 표시가 있다.

 

포천과 가평의 경계인 오뚜기 고개

 

 


길은 남쪽으로 이어지는데 고개 다음에는 된비알이다. 숨이 턱에 까지 차는 구간이다. 힘들게 올라 서니 바지가 땀으로 흠뻑 젖었다. 오후 3시경 비소식이 있더니 빨리 비 소라도 왔으면 좋겠다. 땀에 젖으니 비에 젖으나 젖기는 매 한가지니 차라리 시원하게 젖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시원스런 소나기는 내리지 않고 간질나게 빗방울만 몇번 떨어지다 만다.

귀목봉을 바라보는 삼거리에서 한북정맥 길은 오른쪽으로 꺾어 남쪽으로 향한다. 청계산까지는 줄곳 내리막이라 숲 속을 걸으니 그나마 낫다. 햇볕만 피해도 한결 걸을만한 여름산행이다. 더우니 체력 소모가 많아 쉴 때마다 뭘 먹어야 길을 걸을 수 있다. 청계산은 849m로 맑은 계곡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오른쪽 기산리 방향으로 청계저수지가 내려다 보있다.

 

한묵정맥 이정목

 

맑은 계곡을 가진 청계산



오늘 산행에는 길매봉만 남았지만 가장 힘든 길이다. 길매재까지 내려가는 길이 가팔라 로프구간이다. 조심해서 내려야 하는 구간이다. 또한 길매재는 온통 풀로 덮여 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풀이 우거져 있어 헤치고 지나야 한다. 여름 산행에서는 종종 만나는 구간이 있다. 다시 길매봉까지는 바윗길로 로프구간이다. 마지막에 만나는 산이라 체력 소모가 많았다.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인 길매봉


길매봉의 명칭은 시골에 농가에서 키우는 소의 등에 얹어 짐을 나르던 도구를 질매 혹은 질매 등으로 부르는데 이곳 산모양이 그것과 닮아 질매봉으로 부른다. 오늘의 종점인 노채고개가 가깝다. 다 왔다는 생각에 방심하여 철탑에서 왼쪽길로 접어들어 알바를 시작하고 보니 알았을 때는 돌아가기는 늦어 도로까지 계곡을 따라 내려 가기로 했다.

나뭇가지에 긁히고 찔리고 하여 상채기가 났지만 빨리 이 길을 벗어나고 싶어 빠르게 진행하여 포천에서 현리로 넘어가는 아스팔트 길을 만났다. 노채고개까지는 약 300m를 벗어났지만 힘은 더 들었다. 그래도 무사히 잘 도착하여 계곡에서 등목을 하고 발을 씻고 나니 개운하다. 여름 산행은 이 맛에 하나 싶다. 준비해 온 옷으로 갈아입으니 몸도 마음도 게운 개운하다.

 

긴 산행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나니 하늘에 붉은 구름이 떳다 폭염이라고 산골은 공기의 시원함이 전해 온다. 열섬효과 없는 도시와는 달리 시원함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