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산불방지 기간에도 갈 수 있는 근교 산행지 예봉산 운길산 본문
근교산행으로 용문산을 다녀오려고 첫 전철을 탔다. 여행을 가고 산행을 가는 이들은 부지런하다. 꼭두새벽에 길을 나서는 게 쉽지는 않지만 출발시간을 맞추려면 서둘러야 한다. 용문으로 가는 길에 생각을 해보니 11월 15일부터 12월 15일까지는 산불방지예방기간으로 국립공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산은 입산이 통제된다.
그간 마라톤에 전념하다 보니 미쳐 생각을 못했다. 용문역에서 돌아오는 길에 예봉산과 운길산 산행을 생각했다. 산행한다고 나왔다가 그냥 돌아가는 게 찜찜했다. 팔당역에 내리니 산객들이 많다.
예봉산은 팔당역에서 3km 정도 되는 가까운 산으로 수도권 산행으로 인기 있는 산행지다. 진중 2리 식당가를 지나면 바로 들머리이다. 산자락에는 아직도 붉은 단풍과 노란 은행잎이 떨어져 가을분위기가 남아 있다. 줄곳 오르막 길이지만 흙길이 많아 그리 힘들지 않은 산이다.
산 정상에는 한강홍수통제소에서 관리하는 돔형의 기상레이더가 설치되어 있다. 683m의 예봉산에 오르면 앞으로는 팔당대교가 보이고 한강이 흐르고 뒤로는 검단산이 있으며 하남, 덕소 아파트촌이 성냥곽 같다. 오늘 산행은 예봉 ~ 운길산 연계 산행으로 계획했다.
예봉산에서 500m만 가면 억새숲이 있어 점심식사하기 좋은 곳이다. 이곳에서 미리 점심식사로 컵라면을 먹었다. 쌀쌀한 날에 따끈한 국물은 몸을 데워 주어 좋다. 철마산을 지나면 페러그라이딩 활공장을 지나면 적갑산이다. 이곳에서 내려가면 도심역으로 연결되는 길이 있다.
새재고개를 지나면 운길산으로 향하게 된다. 걷기 좋은 길은 정상 전까지이고 정상을 오를 때는 바윗길을 올라야 했다. 정산에는 넓은 데크가 있어 쉬어 가기 좋은 전망이 좋은 곳이다. 610m 운길산은 구름도 이 산에 걸려 쉬었다 가는 산이라 하여 운길산이다.
750m를 내려 서면 수종사다. 수종사란 이름은 이곳에 세조가 이곳을 지나다가 날이 저물어 하룻밤을 자고 가는데 종소리가 들려 알아보니 동굴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마치 마치 종소리 같이 들렸다 하여 이곳에 절을 짓고 수종사란 이름이 붙여졌다. 수종사에는 500년 된 은행나무가 카메라 렌즈에 다 담기지 않을 정도로 크다. 벌써 잎은 다 떨어지고 은행알만 남았다. 올려다 본 나무의 기상이 하늘을 찌른다.
수종사에 내려다 보는 두물머리는 양수리라 하며 양수대교가 북한강을 가로지르고 있다. 그 뒤쪽으로는 남한강 물줄기와 만나 북한강과 남한강의 두줄기 물이 만나는 곳이 두물머리다. 산 중턱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가히 절경이다.
절입구에 삼정헌은 무료 다실로 다실에서 내려 보는 두물머리 풍경은 오후 햇살이 비쳐 운치 있는 다실이다. 몇 팀이 찻잔을 마주하고 차맛을 음미하고 있다. 생각에 잠겨 한잔의 찻잔을 마주해도 좋겠다 싶다.
뜰앞에는 '묵언'이란 단어가 절집과 잘 어울리는 단어 같다. 잔잔히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돌아 나오는 길에는 불이문을 지난다. 본당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문을 뜻하며 이곳을 통과해야만 진리의 세계인 불국토에 들어갈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부처와 중생이 다르지 않고, 생과 사, 만남과 이별 역시 그 근원은 모두 하나이다. 낙엽에 떨어지고 초겨울에 만나는 불이문이 예사롭게 보인지 않는다.
햇살이 따사로운 날 낙엽이 수북이 쌓인 산길을 걸으며 생각이 많았던 하루였다. 예봉 운길산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다녀올 수 있는 산행지이며 산불예방기간에도 통제가 없는 산으로 도심의 복잡한 교통체증을 피해 가볍게 다녀올 수 있어 좋았던 산행이었다.
'국내 산행 > 경기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폭염에 걸은 한북정맥 논남에서 노채고개 (1) | 2024.08.18 |
---|---|
한 여름 계곡산행 가평 유명산 (0) | 2024.08.06 |
첫눈 오는 날 예봉산 운길산 가족 종주 산행 (6) | 2022.12.06 |
파주 감악산 가을 가족산행 (2) | 2022.10.10 |
경기 오악중 하나인 감악산의 가을풍경 (0) | 2018.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