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분류 전체보기 (1963)
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시청 후배들과 주왕산으로 10월 정기산행을 다녀왔다. 거리가 멀어 무박산행으로 전날 23시 30분에 시청앞에서 출발하여 청남대 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새벽에 주왕산 입구에 도착했다. 밝기를 기다렸다가 공주집에서 비빔밥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주산지로 향했다. 주산지는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영화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곳이다. 봄은 업보, 여름은 집착, 가을은 번뇌, 겨울은 해탈 그리고 봄은 윤회다. 청송은 사과 산지로 유명하다. 일교차가 커서 당도가 높은 사과가 생산되어 그맛을 으뜸으로 친다. 새벽 물안개가 자욱해 쌀쌀하게 느껴지는 주산지다. 150년이나 되는왕버들이 저수지 가장자리에 자라는 게 인상적이다. 이른 아침에는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송이버섯 끝물로 비교적 싼 가격에..

춘마로 가는 길에 실전 테스트로 작년에 이어 참가하는 대회다. 독립군의 장거리 훈련은 급수에 어려움이 있어 제대로 할 수 없고 홀로 달리는 건 참 재미없는 일이다. 대회에 참가하면 같이 달리는 동료가 있고 매 2.5km마다 급수를 할 수 있고 페이스가 맞는 분과 달리면 장거리 훈련으로는 최고다.요즘 낮아진 기온은 달리기에 좋은 영향을 줄것 같다. 1시간 전에 대회장에 도착하니 무대에서 박군의 "한잔해'로 신나게 춤을 추며 대회 분위기를 띄운다. 이 대회는 강남구정에서 주관하는 대회로 비교적 내실 있는 대회라 대회도 깔끔하게 진행된다. 출발시간도 9시 정각을 정확히 지키는 3만 원의 적은 참가비로 잘 운영된다. 비 예보는 미쳐 생각하지 못했는데 출발 5분 전부터 가랑비가 내린다. 높지 않은 기온에 비는 덥..

새로 지은 희운각대피소에서 꿀잠을 잘 잤다. 맑은 산공기 탓일까 피곤하다는 느낌이 없다. 산이 주는 선무을 받았다. 희운각은 서예가 최태문 씨가 1969년 2월 에베레스트 원정대원이 죽음의 계곡에서 훈련 중 밤중에 눈사태가 일어나 10명의 대원이 전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산을 사랑하는 그가 사재를 털어 산장을 지어 설악을 찾는 산악인의 쉼터를 제공하였고 그의 호 '희운'을 따서 희운각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오래된 건물이라 이번에 헐고 새로 지어 완공된 것이다. 하산길은 공룡능선길로 잡았다. 무너미재에서 직진해 바위길을 타고 오르면 신선대로 올라섰다. 바위길이 험하고 중간 탈출로가 없어 초심자는 조심해야 하는 길이다. 오죽했으면 공룡의 등과 같다 해서 공룡능선이란 이름이 붙여졌겠나. 오름내림이 심..

설악산 단풍 소식에 서둘러 대피소를 예약하려 하니 모두 완료되고 희운각 대피소만 '대기'가 가능하다. 들머리인 한계령까지 가는 버스도 편리한 시간대인 07:30분은 만석이고 06:30은 달랑 2장만 남아 얼른 예약해 뒀다. 설악산의 단풍이 절정인 시기는 교통도 숙박도 초만원이다. 놀러 가는 것도 남보다 부지런해야 한다. 마침 대피소 '대기예약'도 풀려 얼릉 입금했다. 한계령 가는 첫 버스를 타려면 9호선 첫 전철시간으로는 연결이 되지 않아 버스로 당산역으로 가서 첫 전철을 타고 동서울터미널로 가서 버스에 올랐다. 승객들은 거의 단풍여행자들로 만석이다. 부족한 잠을 자고 있는데 벌써 인제란다. 한계령은 그새 푸르름에서 알록달록 고운 단풍으로 물들었다. 어제 일요일은 교통난에 등산로도 북새통이었단다. 주차할..

올해는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예년에 비해 긴 연휴다. 긴 시간을 이용해 하루쯤을 장거리를 달려 봐야겠다. 달리기 좋은 장소로 경기 옛길이 좋겠다. 의주길은 한양에서 의주로 가는 길이다. 일찍 서둘러 경의중앙선을 타고 문산 역에 내렸다. 아직 아침기온은 그리 낮지 않다. 임진각까지는 6km로 대중교통이 이른 시간에는 없어 달려 가기로 했다. 넓은 도로에 차량이 뜸하다. 길가에 은행이 익어 떨어져 있다. 가을이 깊어 간다.운천역을 지나니 임진각으로 가는 직선 도로다 이 길은 오래전 문화일보 통일마라톤 대회가 열린 곳으로 이 길을 달렸다. 돌아 오지 않는 다리 앞에서 반환하고 여우고개를 넘던 길이다. 임진각 역을 지나면 바로 임진각이다. 이른 아침임에도 DMZ관광을 온 외국인 여행객이 엄청 많다. ..

결승선이 2km가 남았다. 걷지 않고 달리고 있지만 제자리 걸음 같다. 330 페메도 345 페메도 걷고 있다. 그늘 한점 없는 아스팔트 길에 열기 뜨겁다. 그렇게 한 발 한 발 결승선으로 향한다. 가는 길이 맞기에 언젠가 결승선에 도달할 것이다. 다리에 쥐가 올라 나무를 붙잡고 다리 근육을 늘리는 분도 걷뛰를 하는 분도 하프주자 배번을 달고 달리는 분도 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결승선으로 향하고 있다. 철원 Dmz 마라톤은 여름과 가을의 사이에 열리는 대회로 1년에 단 하루 민간인통제구역인 철원평야를 달리는 대회다. 어느 해는 더위에 어느 해는 비를 맞으며 시원하게 달려서 기록이 들쑥날쑥이다. 하지만 올해는 올여름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열렸다. 혹서기 대회라 불러도 좋겠다. 북녘 땅과 가까운 전방 ..

백두대간 팀들과 가을 산행을 가는 날이다. 이번 구간은 소백산권인 영주 고치령에서 소백산 비로봉을 지나 죽령까지 트레일 런으로 달려 보고 싶었다. 백두대간 길은 찾는 이가 많아 길이 잘 나있는 편이고 소백산 구간은 육산으로 암릉이 없는 구간이다. 전날 시청 앞을 밤 11시에 출발하여 들머리인 고치령에서 새벽 2시 반에 도착해 산행에 나선다. 한창 때는 무박 산행도 부담이 없었지만 이제 잠을 잘 자지 않으면 피곤하다. 수면 안대를 착용하고 흔들리는 버스에서 잠을 자 보려고 최대한 노력했지만 숙면은 어려웠다. 일출시간이 3시간 반이나 남은 시간에 산행을 시작한다. 고치령은 영월로 넘어가는 고개로 아직도 오지라 버스는 다니지 않고 아랫마을인 좌석리에서 걷거나 그곳 이장님께 부탁하여 수고비를 드리고 트럭을 이용..

8월의 끝자락에 부여 천보산으로 정기 산행을 갔다. 아직 폭염의 기세가 등등하다. 들머리인 상천저수지에서 된비알로 오른다. 코가 땋에 닿을 정도로 급경사길이다. 처음부터 땀을 쏙빼 놓는다. 올 여름은 폭염이 오래 간다. 앞으로 마주하는 암릉길. 앞서 간 팀은 암릉에서 추억을 남긴다. 암릉길이라 부여 들판이 한눈에 내려 다 보이는 전망이 좋은 천보산다. 325M의 앝으막한 산이지만 들판이 많은 부여지방에서는 그래도 동내 대장 같이 가장 높은 산이다. 형이 없으면 동생이 형 노릇한다고 이곳에서는 천보산이 산대장이다. 일단 높이 오르고 보면 이제는 내림길이다. 쉼터에서 션한 물과 복숭아로 간식을 먹고 다시 출발이다. 아스팔트길과 만나는 삽티고개로 내려 서면 짧은 길을 원하는 대원은 길따라 원점으로 내려 가고 ..

지리산 일출을 만나려면 서둘러야 한다. 일출 예정시간이 05시 50분이라고 국공에서 미리 안내해 줬다. 천왕봉까지는 1.7km로 1시간 정도 걸린다. 장터목 대피소에 잠을 잔 대부분의 산객들은 천왕봉 일출을 기대하고 있다. 지리산 10경 중 첫 번째로 꼽는 게 천왕봉 일출이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일출이다. 특히 여름철 일출은 좀체 만나기 힘든 해돋이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안고 제석봉을 오를 때 된비알에 숨이 찬다. 제석봉의 고사목은 자유당 시절 이곳 유지가 나무를 불법으로 도벌을 하였고 그게 발각이 되어 문제가 되자 그 흔적을 없애려고 불을 질렀다. 나무의 무덤이 된 곳이 제석봉 고사목의 흔적이다. 천왕봉을 오를 때는 하늘로 통하는 통천문을 지난다. 마지막 바위 절벽은 이제 계단을 통..

오늘 걸을 길은 거리도 짧고 간밤에 잠도 넉넉히 자고 나니 몸에 생기가 돈다. 대피소의 소등 시간은 밤 9시다. 군대 같이 내일 산행을 위해 강제로 재운다. 남녀로 분리하고 군대같이 침상을 쓴다. 힘든 산행 탓인지 코골이들이 단잠을 깨웠지만 무시하고 꿋꿋하게 잤다. 산에서 잠은 깊이 잔다. 먼동이 틀무렵부터 하루 산행은 아침식사로 시작된다. 서양인 커플이 간편식으로 재빨리 식사를 끝낸다. 우리의 식단은 너무 복잡하다. 밥 식은 반찬이 문제다. 봉지 커피로 하루를 시작했다. 7시 반에 벽소령을 향해 출발이다. 아침공기가 초록초록 숲과 함께 상쾌함을 전해 준다. 1,450m 형제봉에 오르니 곰탕이다. 여름 지리산은 구름이 산 아래로 가라 앉는다. 주능선길도 계단이 많이 설치되어 거리도 줄어들었다. 한 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