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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올챙이국수를 전통방식으로 만들어 봤습니다. 지금은 별미로 먹는 올챙이국수는 70년대만 해도 강원도 산골의 한 끼 식사였습니다. 수리시설이 없던 그때는 논이 귀한 땅에 쌀농사를 짓기 힘들었습니다. 돌이 많고 경사가 심한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옥수수와 감자를 주로 재배하였지요. 쌀을 구하기 힘든 그 때는 옥수수를 맷돌에 갈아서 옥수수 앙금을 만들어 가마솥에 붓고 장작불을 피워 묵으로 만듭니다. 이때 바닥에 눌어붙지 않게 주걱으로 쉬임 없이 저어 주어야 합니다. 걸쭉한 앙금을 가마솥에 졸이면 묵 같이 줄어 듭니다. 이때 장작불을 끄고 바가지로 퍼서 올챙이국수틀에 붓고 국수틀 뚜껑을 누르면 아래에 받쳐둔 다라이의 찬물에 노란 국수가 내려앉습니다. 계속 묵 같은 옥수수를 넣고 누르면 올챙이 국수가 됩니다. ..
한반도 자생식물이 북방한계선과 남방한계선이 맞닿는 곳이 점봉산이다. 이곳에는 국내 자생종의 20%인 850종의 살아가고 있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식물의 보고이다. 지난 5월 29일엔 곰배령은 때늦은 폭설로 봄꽃을 만나고 왔고 여름의 끝자락에 찾은 진동리 설피마을은 첫마디가 "아이구 추워"다. 반팔은 닭살이 돋아 긴팔에 바람막이가 필요한 가을이가 먼저 와 있었다. 초입에 자리한 강선마을에는 팬션도 있고 매점과 간이식당도 있다. 먼저 자리한 산촌마을과 선순환 구조로 공생하는 생태탐방이란다. 철 모르는 먼저 단풍이 붉게 물든 단풍잎도 만났다. 월별 만날 수 있는 야생화는 동자꽃, 물양지꽃, 둥근이질풀, 톱풀, 참당귀 꽃을 지금 만날 수 있다. 1,164m인 곰배령은 귀둔리로 넘나들던 고개로 드넓은 평..
농살이중 가장 힘든 달이 삼복더위가 절정인 8월이다. 연중 가장 더운 삼복더위 속에도 농사는 휴가 없는 진행형이다. 애호박 봉지 씌우기, 방울토마토 따기, 홍고추 따기, 고랭지 무 밭에서 잡초와 한판 씨름도 했다. 더위 속에서도 가을을 준비하는 시기가 한여름이다. 가을 김장 배추 모종도 심고 무는 파종을 했다. 배추 모종을 심고 무 씨앗을 심는 파종도 했다. 농사일은 잠시 휴식은 있어도 휴가는 없다. 잠시 한눈을 팔면 잡초가 기승을 부린다.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아야 한다. 농부의 하루 일과를 배우는 8월의 초보 농부의 한 달 영농일지다.
폭염으로 쉬었던 인제 천리길을 9월에 다시 이어 간다. 덕적리 은혜교가 들머리다. 며칠 전 내린 비로 개울물이 불어 물 건너기가 만만찮다. 이 길은 백두대간 트레일 양구 후리에서 홍천 광원리로 이어지는 길의 일부 구간이기도 하다. 한계리로 넘어 가는 길에는 1,000m가 넘는 고개를 넘어야 하는 만만찮은 길이다. 길가에는 구절초가 가을을 알리고 숲길에는 다래가 떨어져 있다. 말랑말랑한 다래를 입속으로 넣어 깨물면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져 온다. 가을이 주는 선물이다. 한계 고갯마루에 올라 서면 눈앞으로 설악산 서북능선의 안산에서 귀떼기청봉까지 파노라마가 펼쳐지고 잉크를 풀어놓은 듯한 설악의 하늘은 높고 푸르다. 어릴 적 고향에서 보았던 하늘을 여기서 만났다. 푸름이 가득한 울창한 잣나무 숲을 내려 서면 ..
내일이 처서니 바람이 시원해졌다. 여름 무더위로 미루어 두었던 산행을 가기로 했다. 서석에 농살이 중에는 산이 많아 좋다. 서석은 300m의 고원 분지다. 북으로는 고양, 아미산이 있고, 동쪽으로는 흥정산, 남쪽으로는 운무산, 서쪽으로는 동막산이 병풍을 두른 듯이 에워싸고 있다. 산이 바람을 막아주니 풍수해가 피해 가는 살기 좋은 서석이다. 들머리는 검산1리 홍천 귀농귀촌학교 뒷길로 올라간다. 계곡이 깊고 물이 좋아 계곡에는 귀촌한 도시민들이 많이 살고 있다. 5~6평 농막을 짓고 200여 평의 텃밭을 가꾸며 유유자적 살아가는 이들이 많은 곳이다. 이곳에서 낯선 작물이 있길래 뭔지 물어보니 지장이란다. 기장은 쌀에 섞어 먹기도 하고 떡, 엿, 빵의 원료도 쓰이며 극심한 가뭄, 척박한 땅에도 잘 자란다. ..
6개월 농살이 중에 절반이 지났다. 4월에는 모종을 심고 5월에는 작물을 키우고 이제 수확을 한다. 심은 후 수확까지는 100여 일이 걸린다. 겨울 한철을 빼면 2모작이 가능하다. 오이, 가지, 애호박, 방울토마토, 감자가 수확기다. 곧 찰옥수수도 수확을 할것 같다. 옥수수 수염 하나에 옥수수 알 하나란 걸 농살이에서 배웠다. 가을에만 수확을 하는 게 아니다. 고추줄 매기도 하고 늦게 심은 애오박 순 자르기도 했다. 가을을 기약하는 옥수수 사이에 들깨 모종도 심었다. 옥수수 잎이 얼마나 날카로운지 살갗이 베일 정도라 양파망을 머리에 둘러 쓰고 들깨 모종 심기를 했다. 농촌은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간 동남아인의 도움으로 모자라는 일손을 채웠지만 입국이 끊어진 올해는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다. 아직은 ..
지난달은 작물 재배용 기둥을 세우고 고추, 오이, 옥수수, 토마토 가지, 호박 모종을 심었다. 이번 한달은 그들이 자라서 곁순 제거 작업이다. 오직 첫째만 살아 남는 세상이다. 하루가 다르게 키가 쑥쑥 커지는 걸 보면 입가엔 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져 자식을 보는것 같다. 농사에는 연습이 없다. 곁순을 자르다 원순을 자르면 그는 생명을 잃고 말며, 다시 농사를 지르려면 한해를 더 기다려야 한다. 빨리 많이 일하는것 보다 정확해야 함을 초보 농부는 배운다.
7월 말이 오면 홍천은 옥수수 수확의 계절이다. 찰옥수수 하면 강원도고 그중에도 홍천이다. 집집마다 키가 2~3m 되는 옥수수 밭이 있다. 옥수수는 벼, 밀과 더불어 세계 3대 식량으로 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중국 거쳐 보급되었다. 이곳에 재배하는 찰옥수수는 미백, 미흑이다. 미백은 옅은 흰색 찰옥수수로 가장 많이 재배하고 미흑은 짙은 보라색이다. 미흑은 알의 껍질이 얇고 찰기가 가장 높다. 재배에도 곁순이 더 많이 나와 일손이 더 가고 수확시기도 일주일 가량 늦다. 톡 톡 씹히는 맛이 일품인 옥수수에는 옥수수의 일생이 담겨있다. 고르게 옥수수 알이 균형 있게 배열된 옥수수가 있는 반면 불규칙하게 배열된 옥수수도 있다. 아랫부분에 배열이 고르지 못한 것은 심은 후 몸살을 많이 하였다는 흔적이고 중간이나 위쪽..
초보농부의 농촌 살아보기 한달 농촌생활은 눈으로 보고 말로 들어도 제대로 알수 없다. 두손으로 흙을 만지고 땀을 흘리며 이웃과 어울려 봐야 농촌의 참모습을 알아 갈 수 있다. 그게 농촌 살아보기다. 홍천강의 발원지 미약골을 품고 있는 청정마을이 있다. 상군두리, 검산리, 생곡리가 모여 이룬 삼생마을에 5인 5색의 초보 농부가 좌충우돌하며 농삿일을 익히며 살아가고 있다. 명이나물, 눈개승마 산나물 채취하고 옥수수밭, 오이밭의 관리기 멀칭법도 배우고 고추모종, 가지모종, 옥수수모종, 오이모종도 심고, 단호박 밭 지렛대로 파이프 설치도 척척 해내고 군대시절 대민지원 추억을 소환하며 손모내기도 했다. 구두 대신 장화가 어울리고 볼펜 대신 빨간 면장갑이 익숙해져 간다. 희던 얼굴은 햇살에 점점 그을려 가고 초보농..
상반기 인제 천리길 마지막 걷기 길이다. 이 길은 차도로 밀려난 사람길을 만들어 가는 길이다. 오래전 사람들이 걷던 옛길을 찾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이번 길은 자작나무 숲이 있는 원대리 인근 주민들이 장날이면 콩, 옥수수 같은 곡식을 지게에 지고 소 질매에 싣고 걷던 길이다. 그들이 걸었던 길을 역코스로 걷는다. 인제를 출발하여 소양강을 따라 살구미대교를 건넌다. 다리 아래에는 마릴린 몬노 동상이 있다. 웬 동상인가 했더니 미군 장병 위문을 위해 이곳 인제를 다녀 갔단다. 살구미에서 춘향고개를 지나 성황당에서 소양강 둘레길과 헤어져 박달고치로 올라간다. 원시림 계곡인 고봉골에는 이름도 특별한 야생화를 수도 없이 만날 수 있다. 이끼가 파랗게 살아 있는 계곡은 인적이 뜸한 곳임을 알 수 있다. 풀냄새가 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