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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외씨버선길 마지막 구간을 걷는다. 관풍헌 가는 길이다. 이구간이 너무 길어 아내와 같이 한 번에 걷기에는 부담스러운 길이라 두 번에 나누어 걷는다. 지난번에 각동교까지 걷고 이번에 나머지 구간이다. 남한강을 오른쪽으로 두고 태화산을 향해 걷는 길이다. 태화산 자락에는 영월 고씨동굴이 있는 곳이다. 각동교를 지나 갈론마을로 가는 오솔길로 접어 들었다. 강원도 산길이라 하더니 점점 산속 깊은 곳으로 들어 가는 것 같다. 눈이 밝은 아내가 "저게 뭐야?" 올려다보니 으름이다. 쉽게 만나는 으름이 아니지만 깊은 산속이니 으름이 잘 익었다. 으름은 줄기 식물로 조선 바나나로 불릴 정도로 바나나 맛과 흡사하다. 그사이에 잘 익어 벌어져 있다. 그 좁은 길을 뚫고 오니 안은 넓은 밭이 있거 네댓 집이 사는 작은 마을..
한동안 북한산을 잊고 있었다. 단풍 생각을 하다가 지금쯤 북한산을 찾으면 당단풍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배낭 하나 둘러 매고 집을 나섰다. 한동안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았더니 헷갈려 도심방향으로 가는 승강장이다. 대략 난감하다. 이럴 때 추가로 내는 지하철 기본요금은 아까워 다시 승강장으로 올라가니 반대편 승강장으로 가는 통로가 있다. 이런 통로가 없는 정거장이 더 많은데 다행이다. 가양역에 승차하여 마곡나루역에서 환승하고 디지털 미디어역에서 다시 환승, 불광역에서 환승하여 구파발역에 내려 버스를 타고 북한산성입구에 내렸다. 서울에 산지 40년이 넘어도 인터넷에서 찾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게 서울의 복잡한 도로망이다. 단풍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물이 들면서 천천히 내려온다. 아직 산 바닥까지는 ..
영월 두달살이 동영상 은퇴자 공동체 마을의 아침인사는 텃밭이다. 상추와 고추, 열무와 무, 배추는 싱그럽게 하룻밤 사이에도 쑥쑥 자란다. 상추 한 움큼, 고추 두어 개 열무 겉절이가 식탁에 올라오는 참살이다. 아내가 영월로 내려오는 짐을 싸면서 딸에게 "가서 재미없으면 바로 올라올게." 하고 내려왔다. 예밀리의 아침풍경은 옥동천에서 피어 오르는 물안개가 자욱히 내려 깔리는 한폭의 수채화다. 아침마다 예밀리 출향인 공원을 돌아오는 10km를 달렸고 아내는 매일 옥동천 뚝방길 5km를 걷고 뛰고 하더니 다리에 근육이 생겼다. 집에 가면 여기가 많이 그리울 거라 한다. 백화점 단골인 아내가 변했다. 포도밭, 콩밭, 사과밭 일손 돕기로 시골살이를 배웠고 옥동천의 맑은 물에 자란 물고기를 이장님이 잡아 오셔서 매..
영월의 북쪽 무릉도원면에 있는 구봉대산을 다녀왔다. 산행의 들머리는 법흥사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법흥사는 영월 10경 중 하나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적멸보궁 중 하나다. 주차장의 극낙교를 지나 고즈넉하게 느껴지는 노송나무 숲을 지나면 두 번째 나무다리를 건너 산행이 시작된다. 널찍한 등산로는 완만해서 걷기 편한 길이다. 가을로 가는 산은 아직 여름의 옷을 벗지 않고 푸르다. 제골 계곡을 따라 1km를 걸어 올라오면 작은 개울을 건넌다. 이곳에는 수통에 물을 채울 수 있는 마지막 물길이란 안내 글씨가 있다. 여기서부터 등산로는 좁아 들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그리 가파르지 않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길이다. 능선까지 오르는 데는 0.3km의 짧은 거리다. 능선에 올라 서면 널목재로 양..
외씨버선길은 청정지역인 청송, 영양, 봉화, 영월 4개 군을 거치는 구간으로 오지를 걷는 길이다. 길의 이름은 청록파 시인 조지훈 시인의 '승무' 시에 나오는 보일듯 말듯한 외씨버선의 이미지와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시작은 청송 주왕산에서 시작하여 영월 관풍헌까지 이어지는 13구간의 길이 있다. 그중 12길을 걷는다. 영월에는 12, 13길 지나간다. 12길은 김삿갓문학관 영월객주에서 시작하여 김삿갓면사무소까지 이어지는 길로 '김삿갓 문학길'이다. 방랑시인 김삿갓의 행적을 따라 자연을 벗하여 걷다보면 누구나 시인이 되고 길속의 박물관에는 문화체험 까지 할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 2단계로 김삿갓문학관은 문이 굳게 닫혀있다. 길은 노루목 김삿갓묘역을 지나 김삿갓계곡으로 내려 간다. 계곡물이 좋아 여..
접산은 강원도 탄광문화촌이 있는 국내 최초 탄광촌이 있는 마차리에 있다. 산행도하고 마차리 탄광문화촌을 돌아보려고 산행에 나섰다. 마차리는 잊혀져 가는 탄광촌의 생활 현장을 복원하고 향수의 체험, 교육의 장으로 만들어 탄광 번성기의 마차리 일대 탄광촌 거리를 재현하고 있다. 탄광 체험장은 석탄공사 마차광업소의 갱도 중 안전한 110m 갱도에 레일을 설치해 체험을 할 수 있게 해 놓았다. 잊혀져 가는 추억 하나를 챙겨 본다. 접산 산행의 들머리는 정선으로 넘어 가는 밤재 앞에 주차를 하고 산행에 나섰다. 초반부터 난관에 봉착한다. 잡풀이 무성해 등산로 입구를 찾기가 어렵다. 영월의 오지산들은 인적이 드물어 길이 제대로 없다. 산악회 산행이 없다 보니 리본도 있을리 만무하다. 이런 길을 길이라고 가냐며 아내..
영월의 오지산인 목우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아내는 집에서 쉬겠단다. 혼자가면 좀 심심하지만 빨리 다녀올 수 있다. 이 산은 인적이 드문산이라 이정표가 제대로 없고 등산로도 끊어졌다 이어져 길이 험해 함께 가면 힘든 산이다. 혼자 가길 잘된 일이라 생각하고 들머리인 녹천동 목우사 앞 응고개로 향했다. 산행은 들머리인 응고개공원에서 계곡을 따라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는 목우사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산행코스를 잡았다. 깊은 계곡에 팬션이 들어서 자연에서 하루를 쉬러 온 차들이 즐비하다. 심심유곡에도 찾아오는 여행자들이 많다. 인가가 끝나니 풀밭을 지나는데 밤새 내린 이슬로 등산화가 젖는다. 예전 산판길의 흔적을 따라 오르는 길이다. 산판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흔적도 없다. 멧돼지가 땅을 죄다 ..
단풍잎의 다섯 갈래를 닮았다는 단풍산 산행을 간다. 들머리인 중동면 솔고개에는 조선무약의 상징인 소나무가 그려진 솔표에 나오는 소나무가 여기에 있다. 당시에는 조선무약에서 해마다 이 소나무에 제를 올렸다고 한다. 그 나무 참 잘 생겼다. 수령이 300여 년 된 소나무로 높이가 14m이고 몸통둘레가 3.3m가 된다. 솔고개는 중동면 녹전 2리 시루리에서 상동읍 구래리를 지나 태백산으로 넘어가는 고개로 조선국 단종 임금이 승하한 후 태백산 산신령이 되어 쉬어가던 영혼을 노송이 배웅했다는 전설이 있고 고개 위에 소나무가 정 2품 송을 닮은 노송이 있어 지명을 솔고개라고 정했다고 한다. 들머리 초입은 마을로 올라가는 포장된 농로를 따라가 걷다 보면 황토로 지은 소담스러운 집을 지나면 좌측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단..
계족산 동영상 영월 2달살이를 하면서 틈만 나면 산을 찾게 된다. 산을 좋아하는 나에겐 행운이다. 마침 아내는 서울에 볼일이 생겨 영월 터미널까지 마중해 주고 계족산으로 향했다. 계족산의 들머리는 영월발전 본부 옆 왕검성 주자창에서 시작한다. 영월에서 바라보면 우뚝우뚝 솟은 산이 닭의 발처럼 생겨 계족산이라하고 이곳에 삼국시대인 고구려 산성인 왕검성(정량산성)이 있어 정량산이라고도 한다. 계족산은 영월뿐만 아니라 대전, 구례, 순천에도 있다. 닭발을 닮은 산이 많나 보다. 차도를 따라 걷다보니 독가촌 풀숲에 등산로 안내표시가 있다. 밭 사이로 난 좁을 길을 따라 걷는데 사나운 개가 심하게 짖는다. 요즘 어디 가나 외딴집에는 한두 마리의 개를 키운다. 이게 길이 맞나 할 즈음에 등산로란 안내표시가 나타난다..
마대산 산행 동영상 영월은 단종과 김삿갓의 자취가 서려 있는 고장이다. 동네 이름도 김삿갓면으로 지은 곳이다. 김삿갓의 흔적을 따라 마대산 산행에 나섰다. 김삿갓문학관에 주차 후 출발하면 김삿갓 유적지가 들머리가 된다. 삿갓을 조형물이 특별히 눈에 들어온다. 좌측 길을 따라 어둔이 계곡으로 접어든다. 계곡이 깊어 수량이 풍부하고 계곡물이 맑아 청량감이 든다. 길섶에는 분홍빛 물봉선화가 수줍은 듯 피어 있다. 꽃말을 "날 건드리지 마세요."란다. 통꽃을 보면 이제 막 화장을 배우는 여인의 작은 입술처럼 아름답다. 시멘트 길을 따라 오르면 오미자 농장을 지나게 된다. 수확을 끝낸 오미자도 있고 빨갛게 질익은 오미자가 주룽주룽 열려 있다. 폭염 속에서도 가을이가 오고 있었던 것이다. 깊은 산속 인적이 드문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