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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올 겨울엔 설악산 눈산행을 계획하였다가 연이은 폭설로 대피소 예약이 취소되어 눈꽃산행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마침 느지막이 서울에도 폭설이 내려 절호의 기회로 생각하고 아침 달리기를 하고 배낭을 챙겨 북한산성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전철 밖으로 보는 풍경이 온통 설국이라 눈꽃 산행이 기대된다. 구파발역에서 북한산성으로 가는 버스에는 산객으로 가득하다. 갑자기 내린 눈이지만 눈을 보고 북한산의 설경을 생각하며 길을 나선 산객들이 많다. 이런 걸 이심전심이라 하나. 북한산성 입구에는 국공에서 폭설로 역사관 이후 통제란 안내 표지판이 있다. 반신반의하며 길을 오르니 설국이 따로 없고 여기가 겨울왕국이다. 눈은 만나러 오르는 산객이 꼬리를 문다. 그간 북한산을 다녀지만 지금처럼 겨울 북한산에서 이런 눈을 만나..
눈꽃산행은 겨울산의 꽃이다. 요즘 강원도 쪽에 눈이 많이 내렸다 하여 길을 나섰다. 내가 좋아하면 남도 좋아하니 영동고속도로가 많이 막힌다. 평창 청소년동계올림픽과 겹쳐 주말이라 더 밀린다. 10시 도착할게 1시간 늦은 11시경에야 들머리인 대관령에 도착했다. 도떼기시장 같이 등산복을 입은 산객과 나들이객이 겹쳐 인산인해로 주차가 전쟁이다. 영동 동해고속도로 준공 기념비로 오르는 길은 눈길 빙판이다. 아이들은 웬 떡이냐 하고 엉덩이 썰매를 탄다. 넘어져도 연신 웃음이 가득하다. 눈은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눈을 만나면 즐거워한다. 대관령은 지리적으로 동해를 끼고 있어 동고서저의 지형으로 눈이 많이 오는 곳이다. 올해는 눈풍년으로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 든다 하니 농사도 풍년이 들었으면 좋겠다. 능경..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는 한북정맥을 간다. 이번 길은 가장 북쪽인 수피령에서 복계산을 오르고 복주산을 지나 하오현까지 16.2km의 길로 겨울철이 아니면 6시간 정도의 길이다. 연중 가장 춥고 24 절기 중 마지막 절기인 대한이지만 포근한 날씨가 산행하기엔 좋은 날이다. 강원도 산속의 눈과 기온이 변수가 된다. 9시 10분에 수피령에 도착해 기념사진을 남기고 산길로 들어서니 그간 내린 눈이 발목을 넘길 정도의 눈이 쌓여있다. 출발부터 스페츠와 아이젠을 착용하고 눈길로 들어섰다. 작년에 비해 올해는 눈이 자주 내리고 많이도 내려 겨울을 제대로 느낄 수 있지만 눈길은 더 많은 힘과 체력이 요구된다. 촛대봉까지는 고도를 높이는 구간이다. 이 정도 눈에도 속도는 20% 이상 더 힘들고 속도도 늦어진다. 촛대봉 ..
지리종주 3일 차로 산을 내려가는 날이다. 산 생활 3일은 힘든다. 겨울 산행은 샤워는 물론 세수도 못한다. 양치도 할 수 없는 때도 있다. 원초적 원시생활을 즐길 수 있어야 산행이 가능하다. 어젯밤에도 20여 명이 대피소에 묵었는데 코골이가 있어 수면을 방해했다. 그래도 꿋꿋이 잠을 자야 걷는다. 막 먼동이 트는 7시 12분에 대피소를 출발했다. 바로 명선봉 오름길 계단이다. 어제보다 기온이 더 떨어지고 산바람이 산울음 소리같이 들리다. 겨울산은 바람이 최고의 적으로 체온을 많이 앗아 간다. 바람막이 옷은 반드시 챙겨야 한다. 오늘 날머리를 어디로 나서야 할지 생각이 많다. 동절기에는 성삼재에서 내려가는 교통편이 끊어진다. 길고 지루한 화엄사 계곡을 걸어서 내려가야 한다. 대안으로 임걸령 지나 피아골 ..
지리산행 2일 차는 새벽 천왕봉 해돋이 산행준비로 시작된다. 각자 하루 계산이 다르니 4시 반부터 부스럭 거리며 배낭을 챙기는 소리에 선잠을 깼다. 알싸한 겨울 산바람을 맛보고 취사장에서 나주곰탕에 떡국을 끓였다. 추운 때는 뜨끈한 국물이 최고다. 거기에 김을 넣고 날달걀 한 개면 훌륭한 한 끼 삭사가 된다. 다녀오는 길이기에 배낭을 대피소에 두고 스틱만 챙겨 랜턴을 켜고 출발이다. 밤하늘에는 그믐달이 밤길을 비춰준다. 장터목에서 제석봉을 오르는 길은 처음부터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가파른 길이다. 거기다 길은 눈으로 다져지고 녹은 물이 얼어 빙판 길이다. 제석봉은 구상나무가 무성히 자라던 숲이었다. 자유당 시절에 이곳 유지가 여기에 불법으로 제재소를 차리고 나무를 도벌했다가 그게 문제가 되자 그 흔적을..
신년산행으로 지리산으로 간다. 하늘 아래 첫 동네인 백무동으로 가는 버스는 동서울 터미널에서 7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 새벽같이 일어나 출발했다. 서울을 빠져나올 때도 어둠 속이다. 겨울철은 지리산 산행 비시즌이라 산객은 모두 7명으로 단출하다. 백무동에서 오르는 길은 두 갈래로 갈라진다. 참샘을 거쳐 장터목으로 오르는 길과 한신계곡을 지나 세석으로 가는 길이다. 점심식사를 하고 산으로 들어야 하는데 비시즌 주중이라 모든 식당이 문을 닫았다. 부탁하여 6명이 김치찌개만 된다는 말에 군말 없이 감지덕지로 먹고 산길로 들어섰다. 함께 온 분들은 한신계곡으로 세석대피소까지 간단다. 백무동 지킴이터를 지나면서 눈이 쌓여있어 아이젠을 착용하고 걸었다. 겨울철 산행에서 반드시 챙겨야 하는 게 아이젠과 스페..
올해가 가기 전에 시작한 경기옛길 경흥길을 끝내고 싶었다. 좀 일찍 다녀오고 싶었는데 세상일이란 게 다 내 마음 같이 되지 않는 게 산악회원이 아버지 상을 당해 다녀오다 보니 올해가 끝나는 하루 전에 출발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눈과 비가 예보되어 있다. 못 먹어도 Go라고 시작한 건 끝내야 하니 강행이다. 5시 37분 첫 전철을 타고 잠실환승센터에서 6시 30분 버스로 들머리 신북면에 도착하니 7시 40분이다. 잔뜩 흐린 날씨에 금방 눈이라도 솟아질 날씨다. 경기옛길은 주변 명승지도 포함을 한다. 이곳에 있는 효종의 동생으로 병자호란 후 볼모로 청나라에 간 인평대군의 묘가 있다. 방향이 정반대로 4km를 다녀와서 만세교길이 시작이다. 포천 채석장을 아트벨리로 새로 태어난 입구에서 천주산 이정표가 있..
경기옛길 경흥길을 올해가 가기 전에 끝내려고 포천으로 향했다. 포천은 가까우면서도 먼 길로 지하철이 연결되지 않는다. 지하철로 잠실환승터미널로 가서 3006 버스를 타고 포천으로 가야 한다. 요즘 서울 인근 전철이 닿지 않는 곳은 좌석버스가 연결이 되어 편리하게 저렴한 요금으로 갈 수 있다. 서울만 벗어나면 마을마다 정차를 하는 통에 7시에 집을 나서도 들머리인 신북면 행정복지센터에 도착하니 10시를 훌쩍 넘긴다. 옛길은 산길만 다녀서 식당을 찾기가 힘들어 아예 이른 점심을 먹고 가는 게 낫을 것 같아 아침식사하는 식당을 찾아 닭곰탕으로 이른 점심식사를 하고 출발이다. 어제 내린 눈으로 길이 하얗다. 쿠션이 있는 아디다스 보스턴을 신고 왔더니 많이 미끄럽다. 이번 길을 집으로 돌아가는 교통이 편리한 포천..
지리산 산행 중에 부음 소식을 들었다. 서울마라톤클럽 회장을 지내시고 2000년 초반에 한국마라톤의 대부이자 풀뿌리 마라톤의 초석을 다지신 박영석 회장님이 소천하셨단다. 그분은 서울마라톤클럽을 만들어 여의도에서 매년 2월 마지막주에 서울마라톤 대회를 유치하셨고 2000년에 풀+하프 거리인 63km 울트라 마라톤을 열고 일본에 가셔서 일본 100km 울트라마라톤을 배워 2001년 국내 처음으로 100km 대회를 열었다. 덕분에 01, 02, 03년 3 연속 서울울트라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하는 영광을 만들어 주셨고 우승기념으로 일본 니찌난대회 초청 선수로 2번에 걸쳐 일본대회에 참가하여 장년부 3등의 입상을 도와주셨다. 지리산 산행 중에 부음 소식을 들었다. 서울마라톤클럽 회장을 지내시고 2000년 초반에 한..
경기둘레길을 끝내고 오랜만에 장거리 트레일런으로 경기옛길 강화길을 달려 보기로 했다. 새벽같이 집을 나섰지만 김포 사우역에서 강화 가는 96번 버스는 배차 간격이 뜸해 40분을 기다려 탔지만 통진고등하고, 김포대학 학생들로 오랜만에 버스문을 겨우 닫는 버스를 타 보았다. 나의 학창 시절은 차장이 있었고 "오라이! ", "스톱!"을 하는 만원 버스에는 차장이 밀어 넣기까지 했다. 그게 지하철 개통으로 사라졌지만 시외곽인 이곳은 문 닫기 힘든 만원 버스가 지금도 다닌다. 일찍 집을 나섰지만 교통체증으로 9시경에 강화대교 남단 성동검문소에 내려 놓는다. 바닷바람이 불어 쌀쌀해 서둘러 출발이다. 문수산성 아래 문수산 산림욕장을 지나 문수산성으로 올라가는 길은 줄줄이 계단이다. 계단은 늘 가장 힘이 많이 드는 힘..